남한강 상류 덕산 뻘흙 속에서 건져 올린 기적: 뼈대만 남은 명석 한 점과 집 안 가득 울려 퍼진 "야호!"

가슴속이 답답하거나 일상에 새로운 활력이 필요할 때면, 저는 주저 없이 차를 몰아 남한강 상류의 깊은 물길로 향합니다. 산과 강이 맞닿은 그곳에서 마주하는 맑은 공기와 흙냄새는 그 어떤 보약보다도 빠르게 지친 몸과 마음을 정화해 주기 때문입니다.
어느 날, 남한강 상류의 유서 깊은 산지인 충북 제천 덕산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산에서 세차게 내려오는 작은 지류를 따라 천천히 물길을 거슬러 걷던 중, 개울가 한쪽에 검은 뻘흙이 두껍게 덮여 쌓여 있는 곳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무언가 직감이 들어 주변에 떨어진 마른 나무꼬챙이 하나를 주워 들고 뻘흙 속을 한참 동안 이리저리 파헤치기 시작했습니다.
얼마나 지났을까, 나무 꼬챙이 끝으로 단단하고 묵직한 무언가가 탁 걸리는 손맛이 느껴졌습니다.
가슴이 쿵쾅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꼬챙이를 내려놓고 손가락으로 살살 진흙을 걷어내며 들어 올렸는데, 뻘흙이 온몸을 빈틈없이 감싸고 있어 처음엔 도무지 돌의 형체를 알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서둘러 졸졸 흐르는 맑은 물가로 가져가 두 손으로 진흙을 조심스레 씻어냈습니다. 거친 뻘이 씻겨 나가며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데, 불필요한 살점은 물살에 다 깎여 나가고 앙상하게 뼈대만 남은 기막힌 돌 한 점이 물속에서 피식 웃어주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동네 민가 주변이라 소리를 지를 수 없어 마음속으로만 수없이 "심봤다!"를 외치며 소중히 품에 안고 곧장 집으로 차를 달렸습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수돗물에 솔을 들고 구석구석 정갈하고 꼼꼼하게 씻어낸 뒤 수반 위에 올려놓는 순간, 나도 모르게 "야호!" 하는 환호성이 온 집안 가득 터져 나왔습니다. 발품을 팔며 자연과 호흡하지 않았다면 평생 느껴보지 못했을, 정말이지 벅차고 기분 좋은 날이었습니다.
1. 덕산 골짜기가 빚어낸 뼈대의 미학: 고목과 기암절벽의 형상
수석계에서는 살점이 많고 둔탁한 돌보다, 거친 풍파와 물살을 견디며 스스로를 깎아내 오직 뼈대와 결만 남긴 돌을 최고의 품격으로 칩니다.
- 살점을 비워내고 남긴 강인한 골격: 돌의 중심부와 측면에 깊숙이 패어 들어간 홈과 굴곡은 마치 수천 년 동안 비바람을 견뎌낸 노송의 등걸이나, 절벽 바위에 굳건히 뿌리를 내린 고목의 뿌리를 연상케 합니다.
- 세월이 조각한 입체적인 주름: 평면적인 돌이 아니라 앞뒤 좌우로 거침없이 꺾이고 파여 있는 입체감은 자연이 아니면 도저히 흉내 낼 수 없는 조각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 차분하고 단단한 천연의 석질: 뻘 속 깊은 곳에서 오랜 세월을 품고 있던 돌답게, 촉촉하게 물기를 머금었을 때 배어 나오는 은은한 먹빛과 고색창연한 질감은 보는 이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습니다.
2. 산골 지류 걷기: 생활 속 관절과 폐를 살리는 힐링 운동
물길을 따라 흙을 파고 바위를 넘나드는 탐석의 여정은 헬스장 러닝머신과는 비교할 수 없는 최고의 생활 건강 관리법입니다.
- 자연 지형 보행을 통한 하체 근력 단련: 평평하지 않은 개울가 돌밭과 미끄러운 뻘 지대를 균형을 잡으며 걷는 동작은 발목 관절을 부드럽게 만들고 허벅지와 종아리의 미세한 잔근육을 골고루 깨워줍니다.
- 맑은 산바람으로 즐기는 폐포 정화: 깊은 산골짜기에서 내려오는 차가운 음이온 공기를 깊게 마시며 이마에 땀을 흘리는 유산소 운동은 몸속 노폐물을 배출하고 심폐 기능을 한층 튼튼하게 만들어줍니다.
- 몰입과 환호가 주는 뇌 건강: 흙 속에서 보물을 발견하고 집 안 가득 환호성을 터뜨릴 때 분비되는 건강한 엔도르핀은 나이 들수록 찾아오기 쉬운 무기력증과 일상의 우울감을 단숨에 날려버립니다.
3. 실내 수석 연출과 정갈한 물양석(養石) 관리 팁
거친 자연에서 정을 들여 집으로 모셔온 귀한 돌을 거실이나 서재에서 정갈하게 감상하는 살림 팁입니다.
- 맑은 물로 돌의 숨결을 틔워주세요
- 천연석의 숨구멍을 막아버리는 광택제나 기름을 바르는 것은 금물입니다. 깨끗한 분무기로 맑은 물을 아침마다 가볍게 뿌려주면, 바짝 말라 있던 돌 표면이 물기를 빨아들이며 깊은 먹빛으로 피어오르는 생명력을 매일 새롭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 고운 모래 수반을 활용한 입체감 살리기
- 이렇게 위로 우뚝 솟아오른 입체적인 형상의 돌은 얕은 수반에 고운 백모래를 평평하게 깔고, 돌의 밑동을 단단히 묻어 중심을 잡아줄 때 가장 웅장하고 편안한 자태를 뽐냅니다. 모래에 머금은 수분은 건조해지기 쉬운 환절기 실내 습도를 지켜주는 천연 가습 효과도 안겨줍니다.
군더더기를 털어내고 남은 진정한 가치
뻘흙 속에 파묻혀 있던 이 돌이 맑은 물에 제 살을 씻어내고 마침내 당당한 뼈대를 드러냈듯, 우리네 인생 또한 나이가 들수록 겉치레와 욕심을 털어내고 내면의 단단한 중심을 지켜가는 것이 참된 멋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상의 무게로 마음이 답답하실 때, 주말 하루쯤은 도심을 벗어나 산과 강이 만나는 자연 속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시길 권합니다. 흙을 만지고 물소리를 들으며 걷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삶을 다시금 뛰게 만드는 가슴 벅찬 환희와 건강한 쉼을 마주하시게 될 것입니다.
글 / 石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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