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강 상류 지류 진흙벌에서 만난 절경, 삼진경(三眞景) 미석

숨 가쁘게 돌아가는 일상의 소음과 복잡한 번뇌가 마음을 무겁게 짓누를 때면, 저는 말없이 가벼운 배낭 하나 둘러메고 남한강 물줄기를 찾아 길을 나섭니다. 시원하게 흐르는 여울물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거친 흙과 자갈을 밟는 시간이야말로, 지친 육신을 달래고 흐트러진 호흡을 정갈하게 가다듬는 가장 훌륭한 생활 건강법이기 때문입니다.
어느 맑은 날, 복잡한 머리도 식히고 하체 근력을 다지는 유산소 걷기 운동도 겸할 겸 남한강 상류의 물길을 따라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본류의 너른 자갈밭을 천천히 거닐다가, 물길이 나뉘는 지류 한편 제방 공사 장비들이 드나들던 거친 흙탕물 작업장 쪽으로 우연히 행선지가 닿았습니다.
장화를 신은 발이 푹푹 빠지는 회색빛 진흙벌을 조심스레 디디며 걷던 중, 포클레인이 깊은 강바닥 지층을 퍼 올려 쏟아부어 놓은 뻘흙더미 한 귀퉁이에서 본능처럼 시선이 멈추었습니다. 온통 진흙을 뒤집어쓰고 비스듬히 누워 있던 돌덩이 하나를 조심스럽게 건져 올려 강물에 헹궈내는 순간, 손끝에 전해지는 묵직한 전율과 함께 탄성이 절로 터져 나왔습니다.
거친 흙탕물을 벗겨내자 수만 년 땅속 깊은 곳에서 스스로를 벼려온 짙은 청록빛 암질과 칼로 깎아지른 듯 웅장하게 솟아오른 3단 능선의 비경이 눈앞에 선명하게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거친 진흙벌 속에서 마침내 제 빛을 발하며 인연으로 다가온 아름다운 삼진경 미석 한 점을 품에 안고 돌아오던 그날의 벅찬 감동은 지금도 가슴 깊이 생생합니다.
1. 삼진경(三眞景) 미석이 품은 조형미: 3단 봉우리와 섬세한 석문 주름
집으로 돌아와 묻은 뻘을 정갈하게 씻어낸 뒤 수반 위에 바르게 안착시키고 가만히 들여다보면, 자연이 빚어낸 웅장한 기상과 세월의 깊이에 절로 숙연해집니다.
- 좌에서 우로 솟구치는 3단 능선의 균형미: 좌측의 완만한 기슭(초봉)에서 시작된 산세가 중앙의 중봉을 거쳐 우측의 가장 높고 우람한 주봉으로 힘차게 치솟아 오르며 완벽한 삼단 봉우리의 원근감과 안정감을 선사합니다.
- 폭포수를 닮은 수직의 석문(주름) 골: 바위 전면을 타고 흘러내리는 깊고 곧은 골들은 거대한 물줄기가 수만 년 동안 쏟아져 내리며 암벽을 깎아낸 듯 역동적인 기운을 뿜어냅니다.
- 짙푸른 암질과 섬세한 석맥의 조화: 단단하고 야무진 짙은 청록빛 바탕암 사이로 옥빛과 흰빛의 미세한 석맥들이 실핏줄처럼 섬세하게 박혀 있어, 조명을 비출 때마다 신비로운 입체감과 깊이를 자아냅니다.
2. 강변 진흙벌과 자갈밭 걷기가 선사하는 생활 유산소와 심신 단련
많은 분들이 잘 닦인 평지만을 걷지만, 발이 푹푹 꺼지는 모래톱과 불규칙한 돌밭을 헤치며 걷는 일은 몸과 마음에 차원이 다른 활력을 불어넣어 줍니다.
- 발목 인대와 하체 잔근육의 집중 단련: 울퉁불퉁한 돌밭과 젖은 흙길을 걸으며 수시로 중심을 잡다 보면, 평소 잘 쓰지 않던 발목 주변 잔근육과 허벅지 깊은 근육들이 자연스럽게 자극을 받아 하체 밸런스 유지에 탁월한 효과를 냅니다.
- 맑은 강바람으로 비워내는 심폐 정화: 강변 수면에서 피어오르는 청량한 공기와 음이온을 폐부 깊숙이 들이마시며 땀을 흘리면, 체내에 정체된 탁한 기운이 빠져나가고 혈액순환이 원활해져 온몸이 가뿐해집니다.
- 머릿속 잡념을 지우는 '수석 멍'의 시간: 험한 현장에서 발품을 팔아 찾아낸 돌을 마주하고 물을 뿌려주며 무심하게 바라보는 시간은, 과열된 뇌를 식혀주고 일상의 스트레스를 온전히 녹여내는 최고의 자연 치유(명상)입니다.
3. 실내 수석 연출과 정갈한 모반(모래수반) 연출의 지혜
자연에서 정을 들여 모셔온 자연석을 실내에서 가장 품격 있게 감상하는 실천 팁입니다.
- 인위적인 기름칠 대신 맑은 '물양석'을 지향하세요
- 천연석의 미세한 숨구멍을 틀어막는 기름이나 왁스를 바르면 세월이 흐를수록 기름때가 찌들어 돌의 자연스러운 생명력을 잃게 됩니다. 깨끗한 분무기로 맑은 물을 살짝 뿜어주면, 마른 상태의 잿빛 청색에서 짙고 깊은 묵청빛으로 피어오르는 색감의 변화를 매일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 도톰한 모래 수반으로 공간의 습도와 산수의 운치를 살리기
- 넓은 모반 수반에 고운 황토 모래나 강모래를 도톰하게 깔고 돌의 무게중심을 잡아 얹어둔 뒤 주변 모래에 물을 살짝 축여두면, 험준한 산 아래 너른 들판이 펼쳐진 듯한 풍경을 자아낼 뿐 아니라 실내 공기를 은은하게 정화해 주는 자연 가습기 역할까지 톡톡히 해냅니다.
진흙 속에서 건져 올린 삶의 지혜
거실 한편 모반 위에 단정하게 자리 잡은 이 삼진경 미석을 바라보며 따뜻한 차 한 잔을 기울입니다. 만약 그날 거칠고 질척거리는 진흙탕이 두려워 발길을 돌렸다면, 이토록 웅장하고 빼어난 절경은 영영 흙탕물 속에 묻혀 빛을 보지 못했을 것입니다.
우리네 인생 역시 눈앞에 놓인 험난한 진흙벌과 시련을 묵묵히 건너갈 때 비로소 가슴속에 숨겨진 보석 같은 결실을 마주하게 된다는 이치를, 말없는 돌 한 점을 통해 다시금 배웁니다.
일상의 무게로 마음이 답답하고 몸이 무거우실 때, 주말 반나절쯤은 가까운 강변으로 나가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흙과 자갈을 밟아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거친 자연이 건네는 맑은 숨결 속에서 잃어버렸던 삶의 여유와 건강한 활력을 온전히 되찾으시길 바랍니다.
글 / 石鄕
직접 탐석하여 애정으로 감상 중인 남한강 삼진경 미석의 웅장한 자태가 마음에 드셨다면 따뜻한 공감(하트)과 구독 부탁드립니다.